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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은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았을까?

by dawoom-8801-blog 2025. 4. 22.

프란치스코 교황 선종…가난한 이들과 지구를 위한 여정, 조용히 막 내리다


2025년 4월 21일 새벽, 바티칸 산타 마르타의 집에서 프란치스코 교황(본명 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료)이 향년 88세로 선종했다. 세계 가톨릭의 정신적 지도자이자, 가난한 이들을 위한 교황으로 불리던 그는 뇌졸중으로 인한 심장기능 정지로 조용히 눈을 감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았을까?

■ “왕이 아닌 이웃이 되고자 했던 교황”

2013년 제266대 교황으로 선출된 프란치스코는 교황청의 전통적 권위를 의도적으로 낮추며 겸손의 리더십을 실현했다. 그는 교황궁 대신 도무스 산타 마르타라는 검소한 숙소에 머물렀고, 금으로 장식된 의자가 아닌 나무 벤치에 앉았다. 이처럼 상징적인 선택을 통해 그는 교회가 더 이상 높은 곳이 아닌 ‘곁에 있는 존재’로 다시 태어나야 함을 선언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았을까?

■ 약자 중심의 윤리관, 가난의 복음을 외치다

프란치스코는 빈곤과 불평등, 난민 문제,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 등 민감한 이슈들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냈다. “가난한 이들을 위한 가난한 교회”라는 선언 아래 그는 교회가 사회적 약자를 위한 행동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복잡한 외교적 수사를 넘어 거리의 언어로 사람들과 소통한 그의 행보는, 종교 지도자로서 보기 드문 파격이었다.

■ 종교를 넘은 대화와 포용의 신학

그는 기독교와 이슬람, 불교, 유대교는 물론 무신론자와의 대화까지 포용하는 태도를 보였다. 2019년에는 아부다비에서 이슬람 최고 지도자와 ‘인간 형제애 선언’을 발표하며, 종교 간 화합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종교의 벽을 허물고 인간의 존엄성을 중심에 둔 그의 철학은, 교리를 넘어선 윤리적 가치를 제시한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았을까?

■ 생태 영성의 선구자…기후위기에 대한 유언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5년 회칙 「찬미받으소서」를 통해 환경 문제를 신학적으로 풀어낸 최초의 교황이기도 하다. 그는 기후위기를 단지 과학적 현상이 아닌 ‘도덕적이고 영적인 위기’로 규정하며, 인류가 지구와 관계 맺는 방식에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 “자연은 인간의 도구가 아니라, 우리가 돌봐야 할 이웃”이라는 생태 영성은 오늘날 더욱 절실해지고 있다.

■ 장례와 향후 콘클라베 일정은?

바티칸 측은 장례 미사를 오는 4월 26일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거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생전에 유언을 통해 “Franciscus”라는 이름만 새겨진 간소한 묘에 묻히길 원했으며, 로마의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당 지하에 안장될 예정이다. 차기 교황 선출을 위한 콘클라베 일정은 조만간 공식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